제일 민감한 부분을 써내려가자니, 후폭풍의 두려움이 밀려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느낌임을 먼저 밝혀둡니다. 댓글에 상처받는 소시민이어요 ㅡㅜ

 

'난 너가 소리에 대한 주관적인 느낌을 주절거리는 모습을 보고싶지 않아'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여기로 가세요. 수치로 직접 보시길...
http://www.headphoneinfo.com/content/Shure-SE420-Headphones-Review-668/Performance.htm

 

 

- 전체적인 느낌 -


가벼우면서 카랑카랑한 소리를 내 주는 SCL4는 저음의 양도 적고 소리가 약간 위쪽에 맺히는 느낌을 받는데, 이는 청량감 있게 들릴지는 몰라도 어딘가 모르게 불안정한 느낌이 들더군요.

 

하지만 SE420은 SCL4에 비해 소리가 약간 가라앉아 있습니다. 소리가 중간에서 약간 아래로 치우쳐서 맺히는 듯한... 그리고 소리 자체가 카랑카랑하고 명료하게 들리지는 않습니다. 저음이 쿵쾅거리면서 울리는 것도 아니고, 고음이 끝을 모르고 쭉 뻗어나가는 것은 아닙니다.(그래도 뻗을만큼은 뻣고, 해상력은 좋습니다. 뭔가 모순되는 것 같지요?). 그런데 이상한 점은, 분명히 SCL4보다 저음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밸런스는 약간 고음쪽에 치우쳐 있다는 것입니다(박스에 그려져 있는 소리특성 그대로더군요. 저음★★★  중음★★★★ 고음★★★★. 확실히 고음이 더 많이 들립니다.). 그래서 총알팁을 끼웠을 때가 실리콘팁을 끼웠을 때보다 더 좋은 소리가 났습니다. 모자란 저음을 잡아주기 때문에..(총알팁을 끼우면 저음이 많아집니다^^)

 

저음이 늘어나면서 좋아진 점은, 소리선이 전체적으로 굵어지면서 보컬의 호흡이 좀 더 잘 들린다는 것입니다. 특히 성악곡을 들어보면 SCL4 와의 차이는 확연합니다. SCL4는 성악가의 목소리가 입과 머리만 울려서 표현되는 느낌이라면, SE420은 흉곽을 울려서 내는 소리까지 제법 자연스럽게 표현해주는 느낌이더군요.(이 글귀.. 어디선가 낯이 익다 싶으시면 제가 썼던 글을 보셨던 겁니다.ㅋㅋ)

 

 

- 타격감 -


상당히 억제되어 있습니다. 어찌보면 박진감이 떨어진다는 소리이기 때문에 매력이 떨어질지도 모르는 부분인데, 본인은 시간이 지나면서 대만족했던 부분입니다. 볼륨을 높었을 때 귀를 때려대지 않으면서 소리 자체가 시원스럽게 뻗어나갔기 때문입니다(오픈형 이어폰으로 볼륨을 높여서 들을 때와는 또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오픈형 이어폰이 넓은 공간에서 빵빵 터뜨려주는 형태라면, SE420은 시원스럽게 머릿속을 울려주는 느낌이랄까?). 그만큼 귀의 피로감도 적었습니다.(거의 오픈형 이어폰을 사용할 때의 피로감에 근접했습니다. 거의 피로해지지 않는다는 말이지요. 예전에 사용했던 Q-Jays는 타격감이 좋은 편이라서, 작은 볼륨으로 듣기에만 적합했었고, 조금만 들어도 금방 귀가 먹먹해졌습니다.) 커널형 이어폰도 오픈형 이어폰 못지않은 편안한 소리를 들려주는 제품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습니다.

 

다만 드럼 및 타악기의 소리는 Q-Jays보다 신명나게 들리지는 않았습니다.

 

 

- 치찰음 -


아주 많이 억제되어 있습니다. 좋아하실 분들도 많겠지만, 본인같은 경우는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누그러진 치찰음 때문에 음악을 듣는 맛이 떨어진다고나 할까요? 오히려 치찰음이 들려야 할 부분에서도 그냥 깔끔한 소리가 나다보니 자연스러운 느낌은 덜했습니다.(그동안 썼던 리시버들이 치찰음이 많아서, 이에 길들여진 탓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디오테크니카와 젠하이저의 제품들은 치찰음이 많은 편이니까요.)


기타/일렉기타, 현악기의 소리도 치찰음이 누그러져서 깔끔하기는 하지만, 맛깔나지는 않았습니다.(그래도 좋긴좋습니다. 이어폰 자체가 해상력이 좋아서 소리를 세세하게 잘 잡아주거든요.)

 

 

- 화이트노이즈 -


많은 편입니다. 스펙에는 22옴이라고 명기되어 있지만, 오픈형 16옴보다 화이트노이즈가 더 크게 들렸습니다. 볼륨조절기를 잘 활용해야 하겠습니다. 소리 성향은 약간 변하지만 그래도 화노를 줄여줘서 좋더군요.

 

 

★ 기기매칭 ★


총알팁을 끼운 SE420은 밝은 소리를 들려주는 아이리버 기기와 매칭이 좋았습니다. 본래 소리가 어두운 소니 기기는 가뜩이나 가라앉은 소리를 더욱 가라앉혔습니다(실리콘팁을 썼을 때에는 매칭이 괜찮았습니다.).


CDP와 MD에 물렸을 때에는 기기를 가리지 않고 모두 좋은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래도 매칭 좋은 기계를 꼽으라면 카랑카랑한 소리를 내 주는 파나소닉 CDP. MD는 샤프MD!

 

 

★ 음악매칭 ★


해상도가 좋은 편이라서 악기가 많은 곡도 잘 소화했습니다(솔직히 대편성곡을 잘 소화하는 면은 의외였습니다. 물론 볼륨을 높여줘야 했지만요. 커널형에서는 쉽지 않은데...). 특히 멜로디가 아름다운 곡들이 듣기 좋았네요. 클래식(특히 바로크음악이나 소편성), 멜로딕 스피드메탈, 팝, 가요, 재즈, 국악(특히 퓨전국악 ㅡㅡㅋ) 등등이 들으면 들을수록 신이 났고, 헤비메탈처럼 쿵광거려야 제맛인 음악들은 어딘가 모르게 부족한 느낌이 들었습니다(다이나믹하지 않아서).

 

 

※ 참고 : 팁별 소리변화

 

커널형 이어폰을 쓰시는 분들께서는 이미 체득하신 부분이니, 그냥 보지 않으셔도 무방합니다.

 

  - 실리콘팁 : 고음이 살아나고 저음이 죽고 타격감이 좋습니다. 저음이 죽는 부분은 한 사이즈 큰

                    팁으로 극복이 가능합니다. 헐렁한 팁보다는 귀를 완전히 틀어막아주는 약간 큰듯한

                    팁을 쓰면 저음부족현상을 해결해 줍니다.
                    이어폰을 귀에서 뺄 때 "뽕" 소리가 난다면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막에 좋지 않다고 하니까요.

 

  - 트리플팁 : 고음이 실리콘팁보다 더 살아나고 저음은 실리콘팁보다 더 죽지만, 공간감이 생깁니

                    다. 시원시원한 소리를 듣고 싶다면 선택합시. 하지만 팁 경계부근이 까끌까끌해서

                    귓속이 헐 수 있습니다. 주의를 요합니다.

 

  - 검정 폼팁 : '커널형 이어폰을 사는 이유는 차음성때문 아니겠어?' 라고 생각하는 분들께는

                    이 팁이 답입니다. 슈어사의 커널이어폰 하면 좋은 차음성을 떠올리게 만들어 준 일등

                    공신이기도 하고요.
                    저음을 가장 잘 살려주고, 내구성도 좋은 편입니다. 튜브의 길이는 일정하지만 튜브의

                    끝과 팁의 끝 사이의 길이(그러니까 팁을 끼우면 노즐과 팁 끝과의 길이)가 팁 사이즈

                    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소팁이 이 길이가 제일 길어서, 귓속으로 소리를 쏴주는

                    느낌이 가장 강합니다(그만큼 보컬도 앞으로 다가와서 들리고 귀의 피로도 큽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소리가 좋아진다는 이유 때문에 큰 사이즈의 팁을 고집하지는 맙시

                    다. 이 팁은 팽창감이 상당해서, 이도 사이즈에 맞지 않는 팁을 선택하면 시간이 지남

                    에 따라 귓구멍이 터질듯한 압박감에 시달릴 것입니다.

 

  - 노랑폼팁 : 좋은 소리를 찾는 사용자들에게 사랑받는 팁입니다. 저음도 살고 고음도 삽니다. 다만

                    차음성과 내구성이 검정폼팁보다 떨어집니다. 그만큼 유지비용도 많이 나가기 때문

                    에,자작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 폼팁 뺄 때 팁 : 고무장갑 편평한 면으로 감싸쥐고 빼 보세요.
                        제대로 붙어서 좀처럼 빠지지 않는 팁이 한결 수월하게 빠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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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리 이동하기(링크입니다. 새창으로 떠요) -

   01. Prologue

   02. 구성품 및 디자인

   03. 착 용

   04. 소 리

   05. 보관 및 관리

   06. 마 치 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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