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오줌 색깔이 평소보다 눈에 띄게 진해졌습니다.

멀쩡하던 강아지가 하루종일 밥을 안 먹고 숨을 몰아쉬면서 잤습니다.

아침에는 혓바닥, 잇몸, 귓불에 핏기가 사라지고 창백. 뱃가죽에서는 황달기가 올라왔습니다.

이 모든 증상이 하루이틀 사이에 급성으로 왔습니다.

 

(대략 이 글에 나온 사진들과 비슷한 느낌.)

 

숨을 못쉬면 죽을 수도 있으니, 최대한 빨리 동물병원으로 갔습니다.

진단 결과 : 빈혈.

빈혈은 만성만 있는 줄 알았는데, 급성 빈혈도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엑스레이/초음파 상에서 데미지 입은 장기는 안 보이고 매우 깨끗.

진드기가 옮기는 바베시아 바이러스와 같은 외부 요인 때문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혈액 채취하여 의뢰 보냈는데, 생활 특성상 외부요인 때문일 확률은 떨어지고.

혈액 도말검사 사진은 바로 볼 수 있었는데, 그나마 없는 적혈구들이 죄다 깨져서 성한 것이 드물고.
HCT 수치(헤마토크릿. Ht. 혈액에서 적혈구가 차지하는 부피의 비율. %로 표시)는 13% 대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치료 시간을 벌기 위해서 수혈이 필요하다 하셨고. (참고로 강아지 HCT 정상 범위는 37%~55%)

급성 염증의 지표가 되는 CRP 수치가 140이 넘는 것을 보면 HCT가 하루에 10퍼 이상씩 깎여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라, 급하게 약을 써서 적혈구 파괴/응집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 하셨고.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겁주려고 하는 말씀은 아닌 것 같고.

외부 요인도 아니고 장기에도 이상이 없다면... 면역매개성 용혈성 빈혈(IMHA. Immune Mediated Haemolytic Anaemia 약자)일 확률이 높아 보인다고, 혈액검사 결과 나오기 전이라도 그에 준해서 약을 써보자고 하셨습니다.

 

거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듯하여 받아들였는데,
수혈+입원비 등등 해서 퇴원할 때까지 300만원 가까이의 비용이 나왔네요.

(3개월치 생활비가 훅~. 허리가 휩니다.ㅠ)

 

빈혈의 원인을 생각해보면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을 것입니다.

  • 혈액량 자체의 부족(심한 출혈)
  • 적혈구의 재생산 속도가 지나치게 느릴 때 (비재생성빈혈)
  • (재생성빈혈. 재생은 되고 있으나,) 적혈구 파괴량이 지나치게 많을 때(수명을 다한 것뿐만 아니라 기능을 해야 되는 적혈구들까지 빠르게 파괴되는 경우)

면역매개성 용혈성 빈혈(IMHA)은 세번째 경우라고 합니다. 면역체계가 피아식별 똑바로 못하고 적혈구를 공격하는 것이라 합니다. 대략적인 설명은 아래의 기사를 보세요.

 

https://www.k-health.com/news/articleView.html?idxno=45898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백혈구의 갑작스런 반란 ‘면역매개성 용혈성 빈혈’ - 헬스경향

“우리집 강아지가 영 기운이 없고 창백해 보여요.”두 가지 증상만 들어도 딱 떠오르는 질환이 있다. 바로 빈혈이다. 강아지도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가 적거나 기능을 제대로 못 하면, 즉 신

www.k-health.com

 

완치율은 모르겠고, 생존률은 10~15% 수준이라는 글도 보이고...

http://todayhumor.com/?humorbest_582393

50%~88% 수준이라는 글도 보이고. 혼란스럽습니다.

http://medicalworldnews.co.kr/m/view.php?idx=1510952140

 

적혈구가 깨지면서 헤모글로빈에서 혈색소(빌리루빈)가 나오고,
이것이 온몸으로 퍼지면서 황달/혈색소뇨(혈뇨 아님) 같은 증상이 드러나는 것일텐데...
단기간에 적혈구가 많이 파괴된 덕분에 그나마 빨리 알아채고 동물병원에 갈 수 있었습니다.
(빌리루빈 과다생성ㅋ 간수치 낮은 것은 천만 다행이었어요. 황달은 일반적으로 간에 문제가 생겼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빈혈로도 황달이 올 수 있다니.)

 

고양이 / 강아지에게 생기는 면역매개성 용혈성 빈혈(IMHA)에 대한 자세한 문서를 보고 싶으면 구글에서 "IMHA 혈전"이라는 키워드를 넣어 보세요. 적혈구가 터지면 응집반응이 생기잖아요? 그래서 혈전이 일으키는 2차 피해를 경계하는 것 같습니다.

 

https://blog.naver.com/umyfriends/60105007440

https://m.cafe.daum.net/noahpet/OPAl/79?q=D_u6A88tcPDPY0&

(이런 문서들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방문했던 동물병원에서는 면역 억제 목적으로 쓰는 고용량 스테로이드, 기타 면역억제제들이 효과가 없으면 항암치료까지 생각하라고 하셨는데... 이것은 비용이 얼마나 될 지 모르겠습니다. 비용도 문제지만, 털도 많이 빠질 것이고 생기도 떨어지기 때문에 회복기간이 길어지겠지요. 그래서 항암치료까지는 안 갔으면 좋겠습니다.

 

https://www.vipah.co.kr/webzine/board/scholarly_activity.php?idx=856&bgu=view&cate= 

 

VIP동물의료센터 - 학술활동

국내 반려동물 중증질환 중심, 내과, 외과, 심장신장, 혈액투석, 고양이, 치과, 한방재활 치료병원

www.vipah.co.kr

https://blog.naver.com/vipah/222584638256

https://blog.naver.com/baroah/220947615800

 

Steroid Failure와 항암치로 사이의 과정으로 인간 면역글로불린을 정맥주사로 넣는(hIVIG) 보조 요법이 소개된 경우가 있었는데, 감마글로불린(IVIG) 등등 용어의 뜻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경우에 따라서는 용혈 부작용이 더 심하게 생기기도 한다 하니, 대응 처치를 해줄 수 있는 동물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을 듯한데요,

 

https://www.dailyvet.co.kr/news/college/173896

 

서울대 동물병원, 혈장교환술 최초 도입 `치명적 면역질환에 생명줄`

서울대학교 동물병원이 반려동물에서 치료적 혈장교환술(TPE) 치료를 국내 처음으로 도입했다. 심한 면역매개성용혈성빈혈(IMHA) 등으로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를 살릴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

www.dailyvet.co.kr

 

서울대학교 동물병원에서는 넣었던 면역글로불린을 다시 빼기 위해 혈장교환술까지 해줄 수 있다고 하는데... 기술의 발전이 놀랍습니다. 돈이 없는 게 문제지만.ㅠ

 

사실, 사람도 자가면역 용혈성 빈혈이라는 병을 앓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일부 매독에 걸린 사람에게서도 발생할 수 있다 하고, 혈장 교환이나 비장 절제술 등으로 IMHA를 다스린다는 글이 검색되는데, 자가면역 질환이 쉬운 병이 아니기 때문에... 좋은 병원을 찾아서 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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