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에도 그랬지만, 쓸만한 고어텍스 쉘 자켓을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였습니다. 고어텍스 2레이어 자켓, 3레이어 자켓이면 하드쉘 자켓으로 분류되겠지요.
예나 지금이나 쉘 자켓이든 윈드 브레이커 자켓이든 올 블랙 자켓을 구하기 힘들었고, 대부분은 아래 사진처럼 어깨선을 따라 소매가 붙어 있었습니다.
이런 디자인은 팔의 가동 범위가 좁고, 자칫 잘못하면 로봇같은 핏이 나와요. 등부분 길이가 조금 처져서 엉덩이를 가리면 아주 볼품이 없어지는 체형이 되어 버리더군요. 사람이 어좁이처럼 보인달까? 그래서 레트로 자켓 스타일로 고착화될 수밖에 없는데, 급하게 구입하면 등산용으로도 애매하고 일상용으로도 애매한 계륵같은 물건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색깔이 튀어서 일상용으로는 부담스러운데, 설명용으로 쓰기에는 좋은 사진이네요.
라글란 소매(= 나그랑 소매 = 래글런 소매. 영어로 raglan sleeve)로 제작된 쉘 자켓은 소매의 봉재선이 겨드랑이 쪽에 있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어깨 부분과 소매 부분을 구분하는 선이 없는 효과가 나오겠지요? 이러면 어깨의 가동범위가 소매 박음선때문에 제한되던 문제가 사라집니다. 그만큼 팔을 휘젓기 편하지요.
게다가 라글란 소매는 좁은 어깨(어좁이) 체형을 보완해주는 기능도 있습니다. 어깨가 좁은 대신 팔이 긴 사람도 있으니.ㅎ
▲ 출처 : https://ko.wikipedia.org/wiki/래글런_소매
그리고 요즘 나오는 쉘 자켓/윈드브레이커 자켓들은 몸통 핏이 타이트하게 나오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면 안쪽에 레이어로 플리스 재킷을 덧입기가 쉽지 않습니다. 겨울 등산을 하면 구스다운을 입고 그 위에 고어텍스 하드쉘을 덧입는 식으로 보완해야 될 상황이 생기기도 하는데, 타이트하게 나오면 영하 10도 이하를 견디는 레이어 구성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바람막이 패션으로 입는 것과 다를 바가 없음.
마지막으로... 예쁘게 나오는 하드쉘 블랙 자켓이 드뭅니다. 어깨 견장에 뭐가 붙었거나, 팔뚝이나 가슴팍에 브랜드 로고가 큼지막하게 박혔거나, 플리스 재킷을 충분히 덮지 못할 것 같은 짧은 길이 등등. 이건 고어텍스 인피니엄 자켓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더군요. (고어텍스 인피니엄 자켓은 포지션이 다르긴 하지만요.)
※ 고어텍스 인피니엄 차이 : 고어텍스 종류 오리지널 프로 팩라이트 액티브 쉐이크드라이
만약, 이 블로그에 나오는 구글 광고에서 라글란 소매 / 레이어 구성 충분히 할 수 있는 핏 / 수수한 디자인의 블랙자켓 컨셉으로 고어텍스 하드쉘 자켓이 뜬다면 불티나게 팔릴 겁니다. 네이버 가격비교에서 찾기 힘든 실용적인 물건이니까요.
10년 전 디자인의 레트로 자켓들이 그립습니다. 그 당시에는 좋은 등산용 고어텍스 하드쉘 구하는 것이 이정도까지 힘들진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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