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년여 전쯤 은행 보안카드 유출사건으로 떠들썩했던적이 있습니다. 웹메일에 스캔본으로 보관하고있다가 우연히 메일이 해킹당하면서 보안카드까지 함께 유출된건데요, 덕분에 각 은행들은 전 인터넷뱅킹 사용자의 보안카드를 교체해주는 진통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이외에도 공인인증서, 신분증스캔본 등 한번 파일형태로 만들어놓으면 두고두고 유용하게 쓸 수 있는것과 사진, 문서 등 공적/사적으로 비밀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 파일들은 상당히 많습니다. 물론 보안에대한 필요성을 모르는바 아니지만 마땅한 보안소프트웨어를 구하기가 쉽지않고, 컴퓨터를 옮길때마다 설치해줘야하고, 사용할때마다 느림을 감수해야하는 등 불편한점이 생각보다 많아서 보안/암호화는 반쯤 포기한 채 USB메모리에 중요정보를 담은다음 신경써서 보관하게되더군요. 보관이 잘 되면 좋지만, 자칫 잘못해서 분실하면 악용될 소지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SecuDrive는 하드웨어 암호화칩셋과 보안소프트웨어를 자체내장한 USB메모리로, 위에서 언급했던 불편함을 해소하면서 개인정보 관리에 대한 위험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기능성 제품입니다.
2. Package & Design
패키지는 여느 제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플라스틱포장으로 제품을 확인하기 쉬우며, 제품특징과 용량이 적혀있습니다.
구성품은 제품 본체와 스트랩으로 단출합니다.
제품을 감싸고있는 아이보리색 플라스틱에는 고운 펄입자가 들어가있어 제법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스트랩 고리
슬라이드식 포트 개폐버튼
제품 좌측에는 크롬코팅된 스트랩고리가 있고, 중앙에는 슬라이드식 포트 개폐버튼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제품을 USB포트에 꽂으면 슬라이드식 버튼에 푸른 빛이 들어와서 작동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하드웨어 암호화칩셋 채용으로
얻은것과 잃은것
하드웨어 암호화칩셋 채용으로 얻은 것은 간편함과 신속함입니다. 미국 표준방식인 AES로 256비트 암호화를 처리할 수 있는 칩셋덕분에 모든 자료가 자동으로 암호화되어 저장되고, 암호화 과정때문에 파일저장속도가 떨어지는일도 없습니다. 프로그램 설치에 따른 각종 충돌이나 시스템자원 사용문제로부터도 자유롭습니다.
반작용으로 잃은 것은 호환성입니다. 스펙에서 볼 수 있는것처럼 윈도우계열 PC에서만 정상적인 사용이 가능합니다. 암호화칩셋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 메모리에 내장되어있는데, 이 프로그램이 윈도우에서만 동작하는 것 같습니다. USB메모리를 범용성때문에 구매하셨던 분들이라면 선택을 망설이게 되는 요소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4. 제품의 설치, 사용 및 속도테스트
(보안기능을 사용할 때 : 기본상태)
초기출고시에는 보안기능이 적용된 상태이지만, 초기화프로그램을 통해 일반 USB메모리처럼 암호화과정없이 사용할수도 있습니다. 우선 출고시 상태를 기준으로 사용법을 살펴보고 속도테스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품을 처음 USB포트에 꽂으면 사용권 동의화면이 나옵니다. 역분석 금지를 언급하고있는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확인버튼을 누르면...
초기설정화면이 나옵니다.
암호화 관련사항을 적당히 입력해주고 설정을 마치면
암호입력화면이 나타납니다. “읽기 전용으로 보안영역 마운트” 체크화면이 눈에띄는데, 이걸 체크하면 USB메모리 전체가 읽기전용으로 마운트됩니다. 공공장소에서 이 옵션을 체크하면 바이러스감염을 막을 수 있을것입니다.
암호가 틀리면 이런 경고문구를 출력합니다. 주의해야겠습니다. 더불어 분실시에도 데이터가 유출될 위험은 거의 없어지기 때문에,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암호가 맞으면 로그인화면이 잠깐 출력되고
트레이에 아이콘이 뜨는데, 하드웨어 안전제거 아이콘 옆에 SecuDrive 아이콘이 추가적으로 뜨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부분은 잠시후에 설명하겠습니다.
탐색기를 띄워보면 두 개의 디스크드라이브가 추가되어있는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5메가 안쪽으로 할당되어있는 SecuDrive 안에는 하드웨어 암호화칩셋을 컨트롤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보안프로그램이 함께 내장되어있습니다.
8GB 제품기준으로 실 저장공간은 7.58GB쯤 됩니다.
속도테스트를 해 보면 읽기 12MB/s, 쓰기 5MB/s 를 약간 넘는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는 제조사에서 제시한 스펙과 어느정도 맞아떨어지는 수치입니다. 속도면에서 만족감을 주는 제품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평범하네요 ^^)
작업표시줄 트레이에 떠있는 SecuDrive 아이콘을 누르면 위와같은 메뉴가 뜹니다. 보안소프트웨어까지 추가적으로 탑재되어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하나 설명하는것보다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메뉴를 보여드리는 것이 좀더 빠르고 쉽게 이해시켜드릴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웬만한 보안프로그램이 제공하는 기능이 모두 담겨있습니다. 특히 데이터동기화기능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유용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이동식디스크 제거방법(안전제거 누른다음 제거하는 것)으로 장치를 제거해보면
이런 메시지가 나옵면서 제거가 안되는 상황에 부딪힙니다. 이는 보안소프트웨어가 계속 실행되고있기때문이며,
위의 과정을 거쳐 프로그램을 종료시킨 뒤에 장치제거를 시도하면 정상적인 제거가 가능합니다. 일반 USB메모리보다 한단계 더 거쳐야되므로 약간 불편하긴한데, 안전한 자료보관을 위해서는 약간의 수고로움은 감수해야 할 것 같습니다.
5. 일반 USB메모리처럼 사용해보자
SecuDrive는 보안USB 기능을 날려버린다음 일반USB메모리처럼 활용하는것도 가능합니다. 홈페이지(www.zyrus.co.kr) 에서 제공하는 초기화 툴을 다운로드받은 뒤 실행해보면 아래와 같은 창을 볼 수 있습니다.
초기화툴의 사용방법은 무척 쉽습니다. 초기화방식을 선택한 뒤 “초기화”버튼을 누르고 잠깐동안 기다리면 초기화가 완료됩니다. 담겨있는 데이터는 모두 지워지고, 설정했던 암호까지 없어지므로 백업은 필수입니다.
7.58GB에서 7.60GB로 용량이 소폭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읽기/쓰기 속도도 보안USB 형태로 사용할때보다 소폭 상승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만 체감할 수 있을정도로 성능이 좋아진것은 아닙니다.
어찌되었건 사용방법을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점은 무척 반가운 일이며, 전환방법도 어렵지않아서 메리트는 충분해 보입니다.
일반USB로 초기화했을때에도 윈도우 이외의 OS에서 작동하는지는 테스트해보지 못했습니다. 이부분은 제조사에 문의하여 확실하게 파악한 뒤에 구입하시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6. 부팅 USB로는 활용이 불가능할 듯
USB메모리 활용의 최대 화두는 뭐니뭐니해도 부팅USB로의 활용 + CD영역 생성일 것입니다. 이부분이 가능한지 보려면 부팅디스크 이미지를 올릴 수 있는 포맷프로그램에서 제품을 인식하는지와 컨트롤러칩셋 정보를 확인하면 되는지는 익히 알고계실겁니다.
포맷프로그램을 실행시켜보면 엉뚱한 장소를 지정하고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부팅디스크를 만드는 것이 일단 불가능했습니다.
내친김에 컨트롤러칩셋도 확인해봤습니다. 역시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칩셋은 아니었습니다. 아직까지는 CD영역 파티션을 만들기에 무리가 있어보입니다.(툴을 발견해주시는 능력자분이 등장하지않는한 힘들 것 같습니다. OTL )
7. 틈새시장을 공략한 적절한 아이템
현재 USB메모리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른 것이 사실입니다. 성능은 물론 가격과 AS까지 만족시켜야 인지도를 쌓을 수 있으며,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소홀하면 도태되는 생존경쟁이 치열한 분야입니다. 저장기능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는 제품의 숙명이라고 보면 될까요? ^^
Zyrus SecuDrive 는 이런 업그레이드식 경쟁구도에서 한발짝 옆으로 나가서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제품을 개선시킨 좋은 사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록 가격경쟁력은 포기했지만 데이터 보안에 만전을 기하여 "저장장치는 보안에 취약하다“는 부정적인 인식도 줄이고, 수요도 창출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것이지요.
같은용량의 일반제품보다 두배남짓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있지만, 구매할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감도 제법 탄탄하게돼있고, 데이터 유출때문에 마음졸일 일도 많이 줄어들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