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하이저 HD599 헤드폰을 샀습니다.

예산은 최대 20만원까지 / 임피던스가 낮을 것 / 오픈형일 것 / 착용감이 좋을 것 / 이어패드 등 교체용 정품 소모품을 팔 것 / 측정치 그래프가 공개되어 있을 것 / 소리가 평탄할 것 정도를 고려했었는데, 결국 평탄한 소리는 포기했습니다.

소리만 생각한다면 필립스 피델리오 X1이 가격대비 좋을 것 같은데, 이건 더러워지면 버려야 할 물건이라 결국 HD599로 결정했네요.

 

Sennheiser HD-599

▲ 국내에는 아이보리색 제품밖에 없더군요.

저는 검은색을 원해서 미국 아마존을 통해 구입했습니다.

(미마존 상품 링크)

hd600 특가로 풀렸을 때보다도 저렴한 가격.

 

젠하이저 HD599의 스펙은 아래와 같습니다.

(출처 : https://ko-kr.sennheiser.com/audifonos-de-gama-alta-estereo-hd-599 )

- 임피던스 : 50 ohm

- 주파수 응답 : 12 ~ 38500Hz

- 음압 레벨(SPL) : 106dBSPL (1kHz/1Vrms)

- THD, 총 왜곡율 : <0.1% (1kHz, 100dBSPL)

- 무게 : 250g 

 

오픈형 헤드셋이라 동가격대 밀폐형 헤드폰보다 소리가 훨씬 좋고, 헤드폰 임피던스를 딱히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임피던스 스펙 잘 나왔고, 오버이어형 젠하이저 헤드폰 특유의 편안한 착용감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외적인 요소에는 불만이 없습니다.

 

기본 소리 성향은 "피아노 헤드폰"이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클래식에 특화되어 있더군요(전체적으로 어두운 소리+저음이 음악 전체를 감싸는...). 클래식 좋아하시면 이걸로 헤드폰 종결해도 될 정도로 가성비 괜찮고 소리의 질도 좋네요.

 

▲ 젠하이저 HD599에 특화된 음악 장르.

 

다만 강조된 저음의 주파수 대역이 dj 헤드폰들의 추구점과는 확실히 다르기 때문에 비트/드럼 소리가 맛깔나게 들려야 하는 음악 장르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젠하이저 HD599의 가장 큰 장점은 "측정치가 공개되어 있다"는 점인데요, FR그래프를 보면서 강조된 대역/빠진 대역이 어디쯤인지 확인하고 EQ로 보상할 수 있기 때문에 청감만으로 EQ질 하는 것보다 효율적입니다.

 

영디비 사이트 Sennheiser HD599 헤드폰 측정 리뷰

0dB 사이트 젠하이저 HD600 헤드폰 측정 리뷰

한국어로 측정 결과를 보여주는 (고마운) 영디비 사이트. 리뷰라는 컨텐츠 특성상 측정치가 기종별로 분리될 수밖에 없습니다.

HD599 그래프와 HD600 그래프를 겹쳐 보면 젠하이저 HD600을 기준으로 삼아서 HD599를 EQ질 할 수 있을텐데...

 

그래서 대충 겹쳐봤습니다.

두 헤드폰 측정 시기가 측정 장비 교체 시기와 겹쳐서 100% 정확한 비교라고 말할 수 없긴 한데, ①0dB 운영자님께서 어느 대역에서 차이가 나는지 투명하게 공개해 주시기도 했고 / ②두 측정 장비들의 해당 대역 차이가 측정치의 신뢰도를 해치는 수준은 아니라는 다른 분들의 의견에도 동의하기 때문에 그래프를 겹쳐서 보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판단 배경이 궁금하시다면 아래의 두 글을 참고해 주세요.

영디비 측정 장비와 타겟 커브에 대하여 (2018년 11월 개정)

※ 현재 영디비 측정치의 신뢰도?

 

▼ 각설하고, 먼저 올리브웰티 타겟 그래프부터.

sennher6ser hd599 hd600 comparison graph olive welti

▲ 파랑&빨강 선 : HD-600 | 초록&주황 선 : HD-599

 

HD600에 비해 HD599는 200Hz 대역이 5dB쯤 높고, 1.7kHz 대역이 3dB쯤 낮고, 5kHz 대역이 4dB쯤 높고, 8~10kHz 대역은 5dB쯤 높은데 이것은 측정장비 편차인 것 같고, 12kHz~18kHz 대역이 5dB~10dB 정도씩 꺼져 있는 게 보이는데요,

 

https://www.0db.co.kr/FREE/850061 (영디비 로그인 해야만 볼 수 있습니다.)

▲ 게시판 기웃거리면서 "저음을 깎는 방향으로 EQ잉 하면 어떨지" 의견을 교환하던 도중

"RAW 데이터 기준으로 보정하면 조절 밴드 수를 줄일 수 있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감사하게도 구체적인 EQ잉 가이드까지 해주심. 1 kHz +1 dB, 2 kHz +5 dB, 16 kHz +8 dB)

다섯군데 손봐야 할 것을 세군데 수정으로 끝낼 수 있다면 귀찮음과 오류 발생 가능성을 그만큼 줄일 수 있으니까 시간을 좀 더 내서 RAW 그래프도 겹쳐봤습니다.

▲ Frequency Response Raw 그래프.

파랑&빨강 선 : HD600 | 초록&주황 선 : HD599

눈으로 보기엔 400Hz~4000Hz 대역, 10kHz~18kHz 대역 정도만 EQ로 보정하면 될 것 같은데요,

 

hd599 EQ like hd600 Capriccio

▲ 안드로이드 Capriccio 앱

 

파라메트릭 EQ 적용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퀄라이저를 쓰면 특정 주파수만 부스트되는 것이 아니라 산 모양처럼 주변 대역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잘 생각해서 EQ잉을 해야 하겠습니다.

 

저는 안드로이드 Capriccio 앱에서 파라메트릭 EQ를 아래처럼 세팅했는데요,

 

- 처리전 음량(dB) : 4

- 파라메트릭 EQ

① 중심주파수 128Hz / 너비(반응) 12.7 / 크기 +0.4 dB

② 중심주파수 1500Hz / 너비(반응) 7 / 크기 +5.5 dB

③ 중심주파수 16000Hz / 너비(반응) 2.5 / 크기 +3 dB

 

소리가 전체적으로 밝아지면서 젠하이저 HD600 소리에 비벼볼 수 있을 정도로 평탄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보컬 백킹이 약간 느껴지지만 불쾌한 타격감이 많이 줄었고, 모니터 용 헤드폰으로 쓸 수 있을 정도로 성향이 개선되더군요. 소니 mdr 계열 아이유 헤드폰의 돈샤리(V자) 소리와는 또다른 하이파이적인 맛이라, (에티모틱 ER4가 스튜디오 모니터링용 이어폰처럼) 볼륨을 높일수록 소리가 춤추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평탄한 소리를 만드는 작업은 (대충) 끝났으니, 시간이 나면 저의 성향에 맞게끔 추가적으로 EQ질을 할 계획입니다. 젠하이저 EQ질은 무료로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낼 수 있어서 추천할만 하네요.

 

▲ 이 영상의 설명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뱀다리

3대 레퍼런스 헤드폰 : 젠하이저 HD600, 베이어다이나믹 DT880, AKG K701

라고 합니다.

 

에티모틱 ER4P 사용기(저항잭 조합 포함)

 

음향 장비 관련 포스팅이니까 좋은 노래 하나 추천해볼게요.

 

▲ Pentatonix - No (Meghan Trainor 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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