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형 카시오 전자사전 중 영어특화모델인 A6400.
이번글에서는 제품 특징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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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까지의 카시오 전자사전은 줄곧 흑백액정을 사용해서 눈의 피로를 덜었지만, 컬러가 필요한 메뉴를 추가할 수 없는 태생적 한계를 가졌었습니다. 그리고 개별언어 특화모델 형식으로 출시되어 밸랜스가 조금은 무너진 모습을 보였기때문에 모델의 선택도 그만큼 까다로웠습니다.
2010년형 카시오 신제품은 컬러액정 채용으로 편의성이 한층 좋아지고, 컨텐츠도 전년모델대비 다섯배 이상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컨텐츠의 증가덕분에 영어특화모델 A6400은 사전부 밸런스가 상당히 좋아졌습니다(일본어 특화모델은 별론으로 하지요). 제품특징을 굵직하게 분류를 잡아 소개해볼까 합니다.
1. 가독성이 뛰어난 독자개발 컬러액정
이 부분을 설명하려면 우선 TFT-LCD의 구조와 작동원리를 간단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TFT-LCD는 두 개의 유리판(편광판)사이에 컬러필터가 위치하고, 편광판 뒤에 백라이트가 위치한 형태로 되어있습니다(아래 그림을 보시면 이해가 되실겁니다). 백라이트는 백색광이구요.
컬러필터에 전기가 흐르지 않을때는 빛을 통과시키지만, 일정한 전류를 흘려보내면 컬러필터의 내부구조가 바뀌어서 빛을 막습니다. 적, 녹, 청의 세가지 빛을 “합치면” 흰색빛이 나오는... 이 원리를 활용해서, LCD에서 파란색을 표현하려면 적색과 녹색을 막아주는 전류를 흘려주면 두가지 빛이 필터에의해 막히고 파란색 빛만 필터를 통과하는... 이런 식입니다. 아무튼, 일반적인 LCD모니터에 전원을 넣었을 때 표현되는 기본색은 검은색입니다(컬러필터가 적, 녹, 청색을 모두 막은형태로, 전기를 가장 많이 잡아먹음).
A6400에는 기존제품을 개선한 독자개발 컬러액정이 채용되었습니다(구글에서 BlanView 로 검색해보시면 관련정보가 많이 나올겁니다. 영어로 ^^; ) 개선된 부분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① 편광판의 투과율 향상 ② 컬러필터의 스펙트럼특성이 백색이 되도록 바뀜
편광판의 투과율을 개선함으로써 투과율은 30% 더 좋아졌고 전력소비는 50% 감소시켰다고하니, 신개발액정 채용의 효과는 생각보다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화면전체가 굉장히 깔끔하게 보이고 시야각이 무척 넓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TN패널 제조기술로 만들어졌다지만 시야각이 안좋은 TN패널의 일반적인 특징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②는 일반 LCD모니터와 완전히 반대되는 특성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LCD모니터에 전원을 넣으면 검은색이 기본으로 표시되는데, A6400은 반대로 흰색이 기본으로 표시됩니다. 흰바탕에 글씨만 다른색깔로 쓰는 형국이라 텍스트가독성이 무척 좋아졌습니다. 반면 기본적으로 흰색이 바탕에 깔려있기때문에 이미지의 색감표현은 좋은편이 아닙니다. 시쳇말로 “물빠진 색감”이라고 하는 - 약간은 뿌연 색감이 나타납니다.
▲ 투과형방식을 사용하는 넷북모니터와의 색감비교. 차이가 느껴집니다.
상대적으로 낮은밝기의 백라이트로도 가독성높은 화면을 얻을 수 있는것은 큰 장점입니다. 덕분에 다른 컬러액정들보다 눈의 피로가 많이 줄어들었을뿐만 아니라, 흑백액정을 채용한 이전제품과 비교해도 피로도에서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오전 10시정도에 실외가독성테스트도 진행해봤는데, 직사광선만 피하면 실외에서도 가독성이 꽤 좋더군요. 또렷한 색감을 자랑하는 멀티미디어지원 전자사전들과 방향은 다르지만, 가독성을 높인 컬러액정을 채용한 점은 카시오만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제법 설득력있는 시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2. 컬러액정 채용으로 생긴 관련기능들
▲ 형광펜 + 형광펜단어장
컬러액정이 탑재되면서 생긴 가장 유용한 기능은 뭐니뭐니해도 형광펜기능일 것입니다. 핑크, 노랑, 하늘색 등 눈에 부담없는 색으로 원하는 부분에 칠해놓고 단어장기능으로 관리하면 눈여겨볼 단어가 리스트화돼서 효율적인 학습이 가능합니다(6개의 단어장에 각 300건씩 등록가능).
메모와 노트도 컬러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메모는 사전 본문창에 팝업으로 메모지공간을 생성해서 설명을 써 놓을 수 있는 메뉴입니다. 펜 색깔은 검정, 핑크, 노랑, 하늘색으로 지정가능하고, 사전본문의 길이가 길 때 무언가를 적어놓아야 할 상황에서 유용합니다. 메모지는 사전검색시에만 생성할 수 있습니다.
▲ 메 모
▶
메모장을 작성한 단어들은 별도의 리스트로 관리가능합니다.
▲ 노 트
노트는 메모기능보다 좀더 다양한 활용이 가능합니다. 사전을 검색하다가 본문공간을 활용해서 필기를 한다던지, 별도로 무지/괘선/큰칸/작은칸 등의 규격화된 노트패널을 만든다음 적어두는 것 등이 가능합니다. 메모기능과는 달리 직선긋기 아이콘이 추가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 작은칸 노트를 간이 오목판으로 활용할수도 있겠지만
너무 빠져들어서는 안되겠습니다. ^~^;
▶ 포 토 뷰 어
포토뷰어도 간간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대 4000X3000 픽셀의 JPEG 포맷 파일을 외장메모리로부터 불러들일 수 있고, 한폴더에 200개씩 5단계 폴더단위까지 인식가능합니다. 읽어들인 사진파일은 확대/축소가 자유롭고, 각 메뉴별 배경화면으로도 활용가능합니다. 800만화소로 저장된 파일의 경우 로딩시간이 좀 걸리는 것은 아쉬웠습니다만, 간간이 활용하기에는 유용할 것 같습니다.
사전데이터의 삽화가 컬러로 바뀐점도 컬러액정 덕분입니다. 단순히 그림자료의 삽입에 그치지 않고, 검색기능에까지 연계시켜서 활용도를 좀더 높였더군요. 아직은 완벽하지 못하다 싶은점이 있긴했는데, 신제품이 지속적으로 출시되면 그림으로 표제어를 검색하는것은 상당히 강력한 기능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3. 든든한 기본기
사전으로서의 하드웨어적 기본기가 탄탄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장점입니다. 상판을 열고닫음에 따라 자동으로 전원이 켜고 꺼지는 기능은 배터리잔량이 남아있는 한 계속 이용할 수 있고, 키보드 상단의 사전키(영한/영영/브리태니커 등)를 눌러서 전원을 켬과 동시에 해당사전 검색화면으로 진입하는 방식은 접근성을 한층 좋게만드는 부분입니다.
또한 저전력설계+탑재배터리의 용량증가로 최장 150시간의 작동시간을 확보했으며(이전의 SF, L, H 시리즈들보다 20시간정도 늘어난 수치입니다), USB전원을 이용해서 배터리 없이도 제품을 작동시킬 수 있는 등 다양한 환경에 대비한점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내충격설계(TAFCOT : Totally Advanced Force Control Technology)가 잘 되어있어서 전공서적처럼 무거운물건과 함께 넣어도, 어느정도의 충격을 주어도 잘 견딥니다. 몇 년간 사용중인 카시오 구모델에도 TAFCOT 설계는 빠지지 않았는데, 실사용해보니 “탄탄하다”라는 느낌이 절로 들정도로 외부충격에 강했습니다.
세로해상도가 타 모델보다 높은것도 사전이용에 있어서는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A6400의 해상도는 528 X 320 픽셀로, 좌측 가로 48픽셀은 상황따라 변화는 메뉴아이콘(Quick Palette) 표현공간으로 쓰이며 실제 텍스트 표현공간은 480 X 320픽셀입니다(이전모델들과 같은 HVGA 규격입니다). 480 X 272 픽셀의 16:9비율(에 가까운) 액정을 사용하는 다른 컬러사전들보다 세로해상도가 더 높아서 한화면에 좀더 많은 텍스트를 뿌려주고, 그만큼 스크롤횟수가 적어져 집중도가 좋아집니다.
소음이 거의없고 부드러운 키감을 지닌 분리형 키보드도 사용편의성을 높여주는 요소입니다. 펜타그래프식 키보드를 축소해놓은것과는 또다른 편안함이 있습니다.
4. 사전컨텐츠. 양도 늘어나고
밸런스도 좋아지고
매년 늘어나고 보강되는 사전부. A6400의 사전부는 총 62종 271권에 달합니다. 가장 큰 특징이라면 메인사전급인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 수록된것과, 일본어쪽 부가컨텐츠부가 이전모델들보다 대폭 늘어난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중국어쪽 부가컨텐츠가 제자리걸음인 점은 못내 아쉽지만, 밸런스가 전체적으로 좋아진점은 높이 평가할만 합니다. 코지엔 일일사전이 함께 탑재되지 않은점은 아쉽습니다.
눈에띄는 또하나의 변화는 영한/한영사전이 시사 e4u에서 동아프라임으로 바뀐점입니다. 영한 22만/한영 11만여개의 어휘를 담고있는 e4u와 영한 22만/한영 14만여개의 어휘를 담고있는 동아프라임은 표제어의 양이나 기본적인 뜻풀이 부분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단어의 뉘앙스 설명이 추가되어 있다던지 유의어가 본문 말미에 함께 언급되어 있는 등의 변화가 발견된 것을 미루어 볼 때, 사전종류의 변경은 바람직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됩니다.
5. 좀더 보강된 검색기능
▲ 미니사전
A6400에는 미니사전기능이 추가적으로 도입되었습니다. 원어로 된 사전이나 텍스트를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왔을 때, 사전화면으로 이동하지 않고 팝업형태로 미니사전을 띄워서 간단하게 검색이 가능하기 때문에, 흐름을 깨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각 언어별 한국어사전만 팝업시킬 수 있는점은 개선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영한/일한/중한사전 뿐만아니라 영영/일일/중중/중영사전으
로도 연결이 가능하도록 옵션이 마련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기본 검색기능
더불어 전년도 제품까지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되어왔던 검색기능까지 모두 담고있어서, 검색편의성은 최고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통합검색, 다른사전으로 점프하는 기능, 화면분할 후 추가사전검색, 스펠링체크, 예문/숙어검색시 필터링옵션 변경기능 등 세분화된 검색기능은 기본이고, 한자/일본어(한자병용표기포함) 서브패널 필기인식이나 일본어 50음도 스크린키보드, 메인화면의 터치패널을 활용한 큰 입력창 등 편의성을 높여주는 부가적인 검색옵션도 건재합니다.
▲ 메인패널의 일본어 키보드와 큰 필기입력창
삽화부분을 언급하면서 잠시 언급했었는데,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경우 그림으로 표제어를 찾아들어갈 수 있는 검색기능도 지원합니다. 대략 6000여 장의 사진데이터가 체제적으로 분류되어 있어서, 분류를 통한 진입과 해설보기가 가능했습니다.
(동영상)
▲ 브리태니커사전 검색 : 그림으로 검색 예시
6. 만지면 반응하리라! 터치패널
터치패널은 메인스크린과 키보드쪽의 서브스크린 두군데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서브패널
메인패널
Quick Palette
(소프트아이콘)
Quick Palette
(하드아이콘)
▲ 이미지출처 : 카시오 전자사전 홈페이지
(액정 반사가 심해서 촬영이 쉽지않아 긁어왔습니다.)
▲ Hard Icon 의 배열
메인패널부 오른쪽의 하드아이콘은 자주 사용하는 키패드의 버튼을 터치방식의 아이콘으로 고정시켜놓은 것으로, 전년도 모델과 비교했을때 기능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 Soft Icon 의 가지수
화면 좌측에 추가된 소프트아이콘에는 메뉴나 사전 진입에 따라 해당아이콘도 함께 바뀝니다. 미니사전, 추가검색, 형광펜, 노트, 메모, 단어장등록 등 검색기능은 물론 다른 관련기능까지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서브패널
키패드쪽의 서브패널도 다양한 기능을 수행합니다. 필기인식 또는 글자수정 공간으로, 이전/다음표제어로 이동하는 버튼으로, 예문/숙어 버튼으로 상황에 따라 화면이 적절하게 바뀌면서 활용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메인패널을 활용한 기본적인 편의기능도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예문보기 버튼이라던지 임의의 화면공간을 드래그하면 스크롤이 된다던지하는 자잘한 배려덕분에 접근성이 무척 좋습니다.
(동영상)
▲ 드래그를 통한 스크롤
7. 작지만 알찬 부가기능
학습관련 부가기능도 활용도가 높은 기능만으로 추려져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부가기능을 제외하더라도 설명할만한 부분이 좀 더 남아있기에, 간단하게 풀어나가볼까 합니다.
원어민발음은 이제 대부분의 전자사전에서 기본적으로 채용되는 기능입니다. 영어사전쪽을 집중적으로 들어봤었는데, 사용빈도가 높은 단어들 중 발음이 여러개인 단어는 해당발음이 모두 수록되어있더군요.
(음성)
▲ often, English, probably 원어민 발음예
이외에도 and, can, the, problem, ASAP(as soon as possible), covert, comparable 등 구어체영어가 충실히 반영된 복수의 원어민발음을 맛볼 수 있는 단어는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 사전 즐겨찾기
모든 사전컨텐츠를 매일같이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있기때문에, 자주 사용하는 사전들을 재배치해서 등록해놓을 수 있는 즐겨찾기 기능도 꼭 필요한 기능입니다.
그 밖에 자필로 써서 앞뒷면을 번갈아 볼 수 있는 암기카드라던지(원어민발음 등록가능), G-센서를 통한 세로전환을 지원하는 텍스트리더라던지(외장메모리 연동가능), 스도쿠 등 간단한 퍼즐, 계산기 등 활용성을 높여주는 요소는 생각보다 다양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마음에 들었던건 텍스트리더였습니다. 다른 컬러액정보다 눈에 무리를 적게주고 텍스트크기와 화면크기도 적절해서, 두세시간정도 연속으로 글을 읽어도 피곤함이 확실히 덜하더군요(갑자기 이북리더가 땡깁니다. ^~^;; )
8. 평 가
대략 열흘정도 꾸준히 만져본결과, 순수 사전용도로는 최고수준의 편의성을 제공하는 제품이지않나 싶습니다. 몇 년 사이 하드웨어적으로나 소프트웨어적으로나 눈에띄게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니, 전자사전도 한번사면 계속 쓰는것도 좋지만 일정한 텀을 두고 업그레이드를 해 주어야 하는 품목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카시오 구형제품과의 비교를 통해서 이부분을 좀더 자세히 짚어보고, 최근 집중 조명받는 스마트폰... 속에 넣을 수 있는 전자사전 소프트웨어와의 활용성 차이도 둘러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A6400/A3400 제품에 탑재된 필기인식엔진 및 발음소스를 제공해준 업체를 알 수 있는 설명서의 마지막부분을 옮기면서 2편 마무리짓도록 하겠습니다.
․ 본 제품은 FineArt 사의 필기체 인식 기능을 탑재하고 있습니다.(ver 2.2)
․ 본 제품의 네이티브 발음 방식의 발음기능 중 일부는 미국 Fonix Speech Inc. 사의 VoiceCompress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 본 제품의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텍스트 발음 방식 발음 기능은 미국 Fonix Speech Inc. 사의 FonixTalk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 본 제품의 중국어 텍스트 발음 방식 발음 기능은 중국 SinoVoice 사의 jTTS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 본 제품의 일본어 텍스트 발음 방식의 발음기능은 Animo Limited 사의 FineSpeech Basic을 사용하고 있습니다.(FineSpeech 는 Fujitsu Limited 사의 등록상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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