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습기, 세척은 영원한 숙제

한번에 가습기를 세 대까지 관리해본 적이 있습니다. 초음파(복합)식이었는데, 정수기 물을 넣어 줬는데도 미끄덩한 물때가 계속 끼어서 관리하기 무척 힘들더군요. 후임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사 왔던 가습기세정제는 나중에 '유해물질'로 대서특필되고, 심지어 사망한 사람까지...(아악~ 내 폐!!! ㅠㅠ)

 

아무튼 이번 겨울 지인이 감기로 고생을 많이 하면서 가습기 구매를 결정했는데, 저도 관리 경험을 어필하며 제품 선택에 의견을 보탰습니다. 초음파식 가습기, 가열식 가습기, 복합식 가습기, 에어워셔(자연식)까지... 방식도 다양하고 종류도 무척 많더군요.

 

가습기 종류에 따른 특징과 성능에 대한 정보는 아래 글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테니 참고해 보시고요,

 

가습기 4종 테스트! 가열식, 초음파식, 복합식, 자연식 - 82Cook

 

2. 고민하다

저와 지인은

  1. (무조건) 세척이 편해야 한다.
  2. 내부 세균 증식이 최대한 억제되어야 한다.
  3.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

는 원칙을 세우고 제품을 물색합니다.

 

윤남텍(윤남택) 가습기는 세척이 너무 편해 보여서 ‘이걸 살까?’ 하고 마지막까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하지만 가격에 걸맞지 않아 보이는 외관 & 물통 용량이 작은 점 때문에 탈락. 적어도 8시간 분무는 버텨줘야 밤새 깨지 않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윤남텍은 물통 한 번 채웠을 때 8시간을 못 버틴다고 하더라고요. 세균 증식을 억제하기 위한 설계라고는 하는데, 그래도 영 불편할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가습기 관련 검색어를 입력해보면 눈 닿는 곳마다 윤남텍 관련 댓글이...;;; 게다가 호평 일색인 경우가 제법 (과하게) 있어서 눈살이 찌푸려졌습니다.)

 

윤남텍 가습기를 제외하면 의외로 '쉬운 세척'을 위해 설계된 제품을 찾기 어려웠습니다(물때/곰팡이까지 함께 들이키라는 뜻인가!). 그런데 의외로 LG에서 출시한 가습기가 세척하기 쉽게 설계되었다고 가격비교 사이트에 나와 있더군요.

 

H-88HSY(옐로우) / H-88HSB(블루) / H-88HSW(핑크) / H-88HSP(핑크+무드등)
제품명은 ‘LG 스팀살균 스티머’.
모델명 마지막 영문자로 색깔이 구분됩니다.
가열식, 팬으로 수증기 식혀서 내보냄, 11시간 연속동작, 쉬운 세척.
인터넷 최저가 93,000원 정도.

 

비싸. ㅠㅠ

 

그래도 가격을 적당히 포기하면 나머지 고려사항은 충족되는 겁니다.


이게 최선이구나. 사자! 할인 신공 들어갑니다.

 

  - 제품 가격 : 99,000
  - 신한 올댓쇼핑 경유 → 2.5% 카드포인트 적립 : 2,475점
  - 신한 앱카드로 결제시 5,000원 캐시백
  - 제품 판매페이지에서 스키장 리프트이용권 2매 증정. → 중고장터에서 18,00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음

  ――――――――――――――――――――――――
    실 구매가 : 73,525원.

 

쇼핑몰 설명에 '제조사 직배송'으로 표기되어 있었고, 실제로 LG전자 기사님께서 직접 트럭 타고 오셔서 전달해주고 가셨습니다.

 

▲ 배송 후 기사님의 확인 문자까지!! 감동 ㅠㅠ

 

3. 디자인

▲ ‘좀 크네?’ 싶은 느낌. 작은 항아리(or 요강;;;) 같습니다.

 

▲ 수증기 분무구는 상단 뒤편에 있습니다. 벽에 붙여 놓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 터치식 버튼.
모르고 만지는 아기들이 끄는 것을 막아주는 잠금 버튼. 센스 돋습니다.

 

▲ 상단 뚜껑을 열면 물통이 나옵니다. 교묘하게 잘 가려 놨습니다.

 

4. 친절, 친절, 친절.

보통 설명서 1회 정독하는 편인데, 1회독 후에도 뜸하게 쓰다 보면 사용법을 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가열식 가습기는 다루다 보면 화상을 입을 수도 있을 텐데, 곳곳에 주의 문구를 붙여 사용자를 배려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분무구 주변에 붙어 있는 화상 경고 문구.

 

▲ 상단 뚜껑 열자마자 보이는 배수 방법 설명

 

▲ 제품 하단. 물 버리는 방향은 정해져 있다오.

 

▲ 제품 안쪽에도 꼼꼼하게 주의사항 스티커가...

 

▲ 심지어 물통에까지 주의 문구가...ㄷㄷㄷ

 

5. 이용해보니...

① 씻기 편하네

틈틈이 관리해 봤습니다.

 

▲ 물통에 성인 남자 손 들어갑니다. 혐짤 죄송합니다.;;;

 

기대했던 부분이 충족되었습니다. 물통 입구가 성인 남자 손이 충분히 들어갈 정도로 넓어서 쉽게 닦아 쓸 수 있었습니다. 가습기 내부 구조도 간단하면서 핵심 부품 실링 처리가 잘 되어 있어 물청소하기 좋았고요.

 

② 의외로 좋았던 점

‘가습기가 다 그렇지 뭐. 수증기만 잘 나오면 됨.ㅇㅇ’ 하고 샀던 제품인데, 의외로 와 닿았던 점이 많았습니다.

 

- 보통 초음파 진동자 달린 제품들은 물안개가 퐁퐁퐁 나오는 것이 보이고, 그 물안개가 닿는 바닥이나 침구 부분은 무척 눅눅해집니다. 반면 이 제품은 물안개가 보이지 않으며, 공간 전체에 습기가 전해지는 느낌이 듭니다(분무구에 손을 대 보면 눅눅함이 느껴지고요.). ‘미세 입자 분무’라고 적혀 있던데, 그래서 그런 것 같습니다. 때로는 ‘가습이 제대로 되고 있는 것 맞나?’ 싶기도 한데,

 

▲ 24시간 동안 틀어 놨더니 2m 정도 떨어진 현관문에 습기가 어마어마하게 맺혀 있더군요.

 

- 초음파식과는 달리 차가운 공기를 들이키는 느낌이 없고, 집안 전체 온도가 2℃ 정도 올라가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 소비전력이 높습니다. ‘괜찮겠지 뭐.’ 하고 전열기와 함께 빵빵하게 틀었다가 누진세 한 번 맞고, 꼭 필요한 때만 켜고 있습니다.ㅠㅠ

 

6. 정리

초음파식(복합식)보다는 가격이 높지만 사용성은 훨씬 좋은 것 같고, 자연식(에어워셔)보다는 크기가 작아서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청소가 편해서, 관리만 잘 하면 건강 해칠 염려 없이 꾸준히 쓸 수 있을 것 같아 안심이 됩니다. 전력 사용량만 감당할 수 있다면 괜찮은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성공적인 지름이었고, 만족합니다. (조금만 더 싸졌으면 좋겠습니다.ㅠㅠ)

 

※ 조지루시 가열식 가습기가 내부 불소코팅 되어 있어서 세척이 쉽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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