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개념 상 앰프는 '증폭장치'입니다.

 

앰프의 미덕은

 1. 앰프의 자체 노이즈 없이

 2. 원본 소스를 왜곡시키지 않고

 3. (원본의 노이즈를 걸러주면 좋고) - 프리앰프 기능

 4. 소리를 증폭시켜줄 것 - 파워앰프 기능

라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음원이 일반화되면서 프리앰프의 역할은 많이 줄어든 상황이고요.)

 

Fiio 사의 앰프들은 가격 좋고 만듦새도 훌륭하지만 위의 조건들을 (절대적으로)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끌어올리지는 못했었습니다. 그렇다고 동가격대 다른 제품들이 Fiio만큼의 퀄리티를 뽑아줬느냐면 그건 또 아니고요.;;;(그만큼 쉽지 않은 분야라는 것이지요.)

 

아무튼... 제품들마다 꼭 뭔가 하나씩 빠진 느낌인데, 공통적으로 지적되는 점은 '자체 노이즈가 좀 있다'는 것.

 

그런데 유독 E12A와 E12DIY는 Fiio 사의 다른 제품들보다 노이즈가 적은 편이라는 후기를 보았고, 둘을 비청(비교청음)했을 때 E12DIY의 노이즈가 더 적다는 글을 접했습니다(링크).

 

 

출력도 E12DIY가 월등히 높아 300옴 헤드폰까진 무리없이 소화하겠다, 전작(E11)도 측정그래프가 좋았겠다, 제조사가 스펙 가지고 뻥은 안 치겠다... 이 크기에 이 성능에 이 중고가격이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되어 질렀습니다.(중고인생 ㅠㅠ)

 

 

★ 최대출력 비교 ★

 

커뮤니티 상에서 빈번하게 언급되는 Fiio 사 제품들의 스펙상 최대출력을 비교해 봤습니다.(32 Ω 기준)

 

 - E11 : 300mW(16Ω) 200mW(32Ω) - 제조사 홈페이지에 정보가 없어서, 중고판매글(링크) 사진에서 찾았습니다.

 - E11K : 270mW(32Ω)

 - E12 : >880mW(32Ω)

 - E12 DIY : >750mW(32Ω)

 - E12A : >420mW(16Ω). (32Ω 예상치 : 280mW정도) - 제조사 홈페이지에 32 Ω 기준 출력값이 없어서, E11 스펙을 기준으로 유추하였습니다(값이 더 낮을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O2 앰프의 출력은...

 - O2 : 613mW(33Ω) - JDS Labs 홈페이지(링크)에서 참고.

여담이지만 끌러라 님 O2 된장 PE버전과 청음으로 (E12 DIY와의) 출력을 비교했을때 '뭐지?' 싶어서 출력스펙을 찾아봤던 것인데, O2의 출력이 약간 낮게 나와있는 것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습니다.

 

   ▶ 소결 : E12, E12DIY, O2는 고출력이라 다양한 헤드폰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음.

 

 

 전원 

 

▲ JK 364851-3S / 11.1V 880mAh / HH12A (이미지는 퍼왔습니다.)

 

11.1V 880mAh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찾아보니까 대량으로만 파는 듯합니다(어이구야;;; 자가교체는 물건너갔는가~).

 

아무튼... 구동전압이 높은 편입니다. 자작앰프들도 9V 건전지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양산형 포터블에서 그보다 더 높은 전압을 쓰다니... 신경 많이 쓴 것 같습니다. 스펙 상 충전시간은 2.5시간, 작동시간은 12시간 이상입니다(충방전시간 모두 긴 편은 아닙니다.).

 

▲ 전원은 볼륨레버 최소단계에서 더 내리면 꺼지고, 반대로 올리면 켜지는 식입니다.

 

▲ 전원이 들어오면 푸른색 LED가 켜집니다. 충전 시에는 붉은색 LED가 점멸하고, 충전이 완료되면 LED가 계속 켜져 있습니다.

 

충전은 5V 2A USB 어댑터로 가능합니다. 특이한 것은 충전 중 사용이 된다는 것인데, SMPS 방식 어댑터의 스위칭노이즈때문에 음향기기에서는 SMPS 어댑터가 이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설사 이용되더라도 충전중 사용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은데... E12DIY는 앰프 충전 중에도 별다른 노이즈 없이 사용이 되네요.

(하지만 소스기기(플레이어)를 충전 중이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폰에 어댑터가 연결되어 있으면 노이즈가 들리는 경우가 있더군요. 폰도 차폐 설계가 잘 되면 좋을텐데 말이지요.)

 

 

 아날로그 볼륨의 사용감 

 

제법 빡빡하게 돌아갑니다. 단차도 없고, 돌리는 중의 지직거림이나 최대/최저볼륨 근처에서의 지직거림도 없습니다. 좌우밸런스 틀어짐도 청감상으로는 못 느끼겠는데, 아날로그 볼륨의 특성상 낮은 볼륨에서의 밸런스 불균형/지직거림 등이 일어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이거슨 숙명과도 같은 것...).

 

 

볼륨의 시작점은 7~8시 부근, 끝점은 5시 부근입니다.

(청감 상) Low Gain에서는 3시 방향에서 원본소스와 비슷한 출력이, High Gain에서는 10시 방향에서 원본소스와 비슷한 출력이 확보됩니다.

 

 

 High Gain의 매력 

 

앰프의 미덕이 '원본의 변형 없는 증폭'이라지만, 이어폰 중에서도 출력부 좋은 재생기기를 만나면 구동력이 확연히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앰프빨을 받는 이어폰을 좋아합니다.

 

E12DIY는 High Gain에서 구동력을 제대로 발휘하더군요. Low Gain에서는 원본과 소리특성이 거의 비슷한데 High Gain에서는 소리선이 전반적으로 두꺼워지면서 귀를 쏘는 타격감은 다소 누그러지고 소리에 깊이가 생깁니다. 그래서 더블앰핑으로 인한 음손실을 감수하고 소스기기 적정볼륨 이어폰단+E12DIY High Gain&볼륨노브 11~12시 방향으로 이용을 많이 하게 되더군요. 적정구간 이상의 아날로그볼륨레버 사용은 좌우편차 발생가능성을 줄여주기도 합니다.

 

화이트노이즈는... Low Gain에서는 없고요, 32Ω 이어폰 기준으로 High Gain에서 볼륨노브 12시 방향까지는 거의 안들리는 정도 / 2시 방향까지는 실내음감에 지장없는 정도 / 그 이상은 실내음감 시 거슬렸습니다. 제가 화이트노이즈에 민감한 편이니, 감안하고 받아들여 주셨으면 합니다.

(노이즈가 더 크다는 Fiio의 다른 제품들은 과연 어느 정도일지 궁금합니다.)

 

기본내장 OPAMP가 원본해상력은 조금 떨어뜨리더라도 쏘는 소리가 없어 귀에 무리를 주지 않길래 교체하지 않고 있는데(마음에 들더군요),

OPAMP 교체법이나 이에 따른 소리변화는 정리글이 많이 쌓여있으므로 링크로 설명을 대체하겠습니다.

 

 - OPAMP 교체법 : http://cafe.naver.com/drhp/424375 하단

 - E12 DIY 버퍼와 오피앰프 모양과 특징 정리[이미지 정리]_수정

 - E12A E12 DIY 비교

 - E12 DIY 기본칩셋 매칭 다 들어보았습니다.

 - BUFF와 OPAMP 교체기

 - E12 diy 조합 추천 부탁드려요

 

여담이지만 앰프 제조사가 음색튜닝을 사용자에게 맡기는 것이 저는 마음에 들지 않아요(완벽한 앰프를 던져달란 말이다!!). 앰프 소리는 회로 전체의 전기적 특성에 의해 좌우되고 OPAMP보다 더 큰 폭으로 소리를 바꾸는 부품들이 없는게 아닌데 왜 굳이 OPAMP교체에만 집중하는지...(비싼 부품인데ㅋ 게다가 비싼 OPAMP로 개조한다고 해서 회로 전체의 특성이 개선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개악된 사례 링크)

아무튼... 음색이 안바뀌는 건 아니니까(^^;) 여분 OPAMP가 나중에라도 유용하게 쓰일 날이 오리라 생각됩니다.

 

 

 마치며 : 나는 범용 배터리가 좋아~ 

 

제품의 완성도로만 본다면 정말 잘 만들어진 제품임은 분명합니다.

작은 알루미늄 케이스, 특별한 불량 없는 볼륨노브, 소니 PHA-3의 밸런스드OUT을 넘어서는 수준의 출력(ㄷㄷㄷ), 적은 왜곡과 노이즈, 범용 충전단자&충전중 사용, 등등등등...

 

그런데 저는 물건을 한번 사고 정을 들이면 별 고장없이 오래 쓰는 편이라, 배터리 정도는 범용규격으로 교체할 수 있는 것을 선호합니다(아니면 eBay 등에서 수급이 가능해야 함). 수입업체에 수리를 맡겨도 되고 배터리 리필업체를 통해도 되긴 하는데, 영세한 수입업체가 장사 접는 걸 심심치않게 봐와서 그런지... 마냥 불안합니다. 업체가 10년 정도 유지가 된다면 안심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것은 훗날의 이야기고...

 

그래서... 유용하게 써주실 분께 적정 수준의 중고가로 넘겨드리고, 저는 구하기 쉬운 배터리가 들어가는 다른 앰프에 정착하려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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