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접이식 키보드의 딜레마

 

현재 국내에 출시된 접이식 키보드들은 휴대성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일반 키보드보다 사용성이 떨어지게끔 설계된 제품이 대부분입니다. 키 피치를 줄인다던지, 일부 키를 빼거나 배열을 바꾼다던지...

 

반면 이번에 소개할 Matias사의 접이식 블루투스 키보드는 풀사이즈 키보드의 형태를 거의 그대로 유지한 2단 접이식 제품으로, 키보드만 전문적으로 제조/판매하는 브랜드답게 사용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점이 특징입니다.

 

 

제가 구입한 것은 맥(Mac)용 제품이며(모델명 : FK304), 다른 OS의 레이아웃이 적용된 제품이 궁금하시면 제조사 홈페이지(링크)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2. P a c k a g e

 

 

포장은 그냥 무난합니다. 사진에는 안 나타나 있지만 박스 윗부분에 손잡이가 달려 있고요.

 

 

구성품은 부직포 파우치에 싸인 키보드, AAA규격 건전지 1쌍, 설명서 정도입니다. 간소한 편이에요.

 

 

3. D e s i g n

 

▲ 마티아스 접이식 키보드와 스카이디지털 X9의 크기비교

 

접은 상태의 크기는 좀 큰 편인데, 일반 키보드를 절반으로 접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스카이디지털 X9(요즘 많이 풀렸죠?)와 동일 형태의 제품과 크기 비교를 해 보면 차이가 제법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힌지에는 금속 재질의 돌기가 돋아 있습니다. 펼쳤을 때 접히는 것을 조금이나마 막아줍니다.

 

 

잠금장치는 슬라이드로 해제하는 방식을 취하는데, 충격이나 (상/하판)비틀림에 다소 쉽게 풀려버리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동시 파우치에 담아 다니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후면에는 AAA배터리 수납부가 있고,

 

 

좌측에는 전원 버튼이 있습니다. 한 번 누를 때마다 전원이 ON/OFF 됩니다.
전면 좌측에는 LED버튼이 있습니다. 파란색(우측)은 전원 ON/페어링, 노란색(중간)은 전원 OFF, 붉은색(좌측)은 전원부족 상태를 나타냅니다.
페어링 버튼은 작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뾰족한 것으로 눌러야 합니다.

 

 

4. K e y - L a y o u t

 

 

기본적인 입력 부분은 일반 키보드와 동일한 키 배열과 피치를 보여주며, 키 생략이 최소화되었습니다. F1~F12키까지 전부 살아있고, F13~F15키와 볼륨조절버튼은 추가되어 있습니다(테스트결과 윈도우에서도 볼륨조절버튼이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Caps Lock 버튼은 펑션 버튼으로 대체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약간의 추가기능들(?)을 쓸 수 있습니다. Caps Lock 버튼은 Fn키와 우측 숫자패드의 '.'키의 조합으로 쓸 수 있습니다.

 

 

또한 맥용 레이아웃이다 보니 스페이스바 양쪽 버튼들이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윈도우에서 Option 키는 Alt로, Command 키는 Win키로 작동합니다. 스페이스바 우측 버튼이 살아 있어서, 한영/한자 전환도 윈도우에서 정상적으로 됩니다.

 

 

숫자 키패드 덕분에 계산기나 엑셀도 빠르게 쓸 수 있습니다.

 

 

5. 사 용 성

 

키 표면의 느낌은 무척 보들보들하고, 다른 접이식키보드들보다 표면이 고급스럽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거의 정상적인(?) 형태의 레이아웃 덕분에 타이핑 편의성은 써본 접이식 키보드 중 가장 좋았습니다. 손가락을 오므려서 타이핑할 필요가 없고, 생략되거나 위치가 바뀐 키도 거의 없기 때문에 적응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각선 라인이 어긋난 곳도 없어서 세벌식도 정상적으로 이용 가능하고...(키 스왑 없이 세벌식 쓸 수 있는 몇 안 되는 접이식 키보드입니다.)

 

동시키 입력 테스트 프로그램 돌려보면 제한된 범위 내에서 동시키도 잘 먹고...(접이식 중에서는 잘 안 되는 제품들도 있습니다.ㅋ) 덕분에 세벌식 모아치기도 상당히 잘 되고...

 

전원관리도 최적화가 잘 되어있습니다. 전원버튼이 없는 접이식 블루투스키보드 중에서는 잠깐 동안 생각 정리하는 사이에 슬립모드로 진입하는 바람에 재입력시 딜레이가 있는데(이것 때문에 입력 씹혀서 오타 나는 경우가 제법 있습니다. 1~2초 뒤에 버버버벅 하고 입력되면 속 터지죠.)... 이 제품은 유선키보드 쓰는 것처럼 딜레이 없이 잘 입력됩니다.
다만 접었을 때 키끼리 부딪혀서 눌려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접을 때는 반드시 전원을 꺼야 합니다. 대신 전원버튼 덕분에 OFF시 배터리 누수를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전원버튼 없는 제품은 10일만 방치해도 배터리가 자동 방전되더군요.).

좀 엽기적인 것은...

 

▲ 마티아스 FK304 키 분해샷

 

이게 멤브레인 방식이라는 겁니다. -_-; 보통 접이식키보드는 펜타그래프식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일반키보드에 그냥 힌지 붙여서 접이식으로 만든 격입니다. 덕분에 일반키보드처럼 키감이 깊고 부드럽습니다. 펜타그래프식의 얕은 키감을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는 감사할 따름이지만, 크기가 이렇게 커진 이유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제품이 USB방식으로도 나오고 블루투스 방식으로도 나오는데, 제가 구입한 맥용 블루투스 제품은 HID프로파일을 이용해서 작동합니다. 덕분에 HID를 지원하는 모든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윈도우에서도 잘 되고, 안드로이드에서도 HID 지원하면 사용 가능했습니다. IOS도 물론 OK.

 

▲ 윈도우에서의 마티아스 FK304 작동 테스트

▲ 안드로이드(4.0 이상)에서의 마티아스 FK304 작동 테스트

▲ IOS에서의 마티아스 FK304 작동 테스트

 

 

6. 마 치 며

 

다른 접이식키보드들이 '액세서리'에 가까운 느낌이라면 마티아스 접이식 블루투스 키보드는 '키보드'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간단하게 가지고 다니면서 스크린입력기보다 민첩하게 입력할 수 있는 제품이 전자라면, 후자는 집에서 'PC에 입력하는 느낌'을 그대로 재연하기 위한 고민이 스며 있는 제품이랄까요?


사실 접이식 키보드를 펼쳐 쓰게 되는 공간이라면 상당히 여유있는 공간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 곳에서 미니키보드 펼쳐놓고 다다다 치고 있으면 뭔가 불편합니다. 풀사이즈 키보드를 놓아도 전혀 불편함이 없는 공간에서 타이핑하며 '적어도 키보드만이라도 일반키보드 놓고 썼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 해 왔었고, 결국 이 키보드까지 구매하게 되었네요.


개인적으로 휴대하기에 다소 큰 사이즈는 불만이지만(그래도 넷북 가로길이정도라 크게 불편하진 않습니다.), 타이핑에 관련된 다른 부분들은 아주 만족스럽네요. 오랜만에 괜찮은 물건을 손에 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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