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의 전말

 

일전에 ‘액정이 좋은 폰 : 옵티머스G 후기’라는 제목의 글을 포스팅한 적이 있습니다. 이 글의 ’Display’ 파트에서 단점으로 간단히 지적하면서 넘겼던 ’다소 과한 색감’에 대한 부분이 결국 색맹, 색약 등의 단어로 구체화되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어떤 점인가 하면...

 

▲ 원본 그림(左)과 이를 옵G로 볼 때(右)

 

옵티머스 G로 왼쪽 그림처럼 색상차가 적게 나는 화면을 보면 오른쪽 그림처럼 한 가지 색으로 표현된다는 것. 그리고 Display Tester 라는 어플에서 Display quality → Banding, contrast,... 메뉴로 진입해 보면 아래 사진처럼 모래시계 무늬의 색 경계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 옵G의 화면을 카메라로 찍은 모습. 경계선이 보입니다.

 

▼ 아래는 촬영시의 화면을 스크린샷한 것입니다. 경계가 없는 정상적인 모습이지요.

 

이 현상을 보다 다양하게 재현하는 한편 관련사항을 LG Mobile 측에 문의하여 돌아온 답변들을 종합해 놓은 글이 루리웹에 있어 링크를 공개해 봅니다(이동하기).

 

 

2. 제조사 : 합리화 불가능한 것을 정당화하지는 말아야

 

그런데 위 링크에서 본 LG Mobile 담당자 분의 답변 중에는 소비자가 받아들이기에 상당히 불쾌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더군요. 글의 전개를 위해 답변내용 전부를 붙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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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LG Mobile담당자입니다


고객님
문의하신 내용 읽어보았습니다
제품 사용중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문의하신 내용은 G는 화질엔진이 들어가 있는데, 화질엔진의 기능 중 Color Enhancement (색감 강화) 에 의해 Blue 색이 좀더 진하게 보정 되면서,
G의 기본 배경 GUI 의 하늘 부분과 카메라로 하늘을 찍었을 때 연한 하늘색 (연한Blue) 계열에서 Blue 색감 강화 및 계조 층짐 현상 완화한 내용 입니다.
즉, 화질 엔진을 사용한 G 의 강점은 무엇보다 원본 색감을 충실히 반영하면서, 더욱 선명하고 화려한 색감을 나타내는 것으로 문의주신 내용에 대한 부분은 화질엔진에 따른 동작으로 정상적인 부분입니다
이점 양해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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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인... 부분이다?

 

평범한 사람의 눈으로도 한 눈에 판단이 내려지는 문제점이 발견된 상황에서 지나치게 강한 어조를 쓰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색감 조정이 들어가는 부분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으나, 조정 때문에 가시광선 내에서 색경계가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를 ‘결함’으로 주장하는 쪽과 ‘정상’으로 주장하는 쪽, 어느 쪽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까? 저는 전자에 한 표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뉴스 기사에서 LG전자측과 인터뷰한 내용이 실려 있는 것을 봤습니다. 내용은 이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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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G는 선명하고 자연색에 가까운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한 색상 세팅이 되어 있음. 기기의 결함이 아님. 전체 색상의 균형과 자주 사용하지 않는 색상 중 전자에 초점을 두어 세팅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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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기기의 결함이 아니라고 하십니다. 그렇다면 세팅상의 오류는?

 

이번 색맹 건은 소리의 ‘마스킹 효과’와 비슷한 현상입니다. 비슷한 주파수 대역의 소리들이 서로의 소리를 방해하듯이, 주변의 비슷한 색상이 다른 색상의 표현을 방해하는 것이지요. 옵티머스G와 쌍둥이 급인 넥서스4도 LG 디스플레이가 사용되었지만 색상표현 문제는 불거지지 않는 것을 볼 때, LCD의 색 표현력에는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문제는 ‘조정(캘리브레이션)’에 있다고 보는데...

 

http://www.playwares.com/xe/25158821

 

위의 리뷰에서 ‘옵티머스G RGB 채널 곡선’을 보면 적/녹/청색 곡선이 모두 따로 놀게끔 조정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전체 색상의 균형에 초점을 두었다는 인터뷰의 내용과도 맞지 않고, 자연색 재현에도 적합하지 않은 계측 값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곡선이 다른 기기들에 비해 눈에 띄게 울퉁불퉁하지요? 과하게 조정되었다는 뜻입니다. 그저 아몰레드 색감을 따라하기 위한 세팅처럼 보이는 것은 왜일까요...


제품을 만들 때는 제조자의 의도가 들어갈 수밖에 없고, 따라서 제조자의 의도를 어느 정도 수긍해 줄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제조자가 합리화가 불가능한 것을 정당화하는 수준에 이르면 결함조차 소비자가 떠안는 쪽으로 사건이 진행되는 것은 순식간입니다. 하지만 소비자는 똑똑해졌습니다. 우긴다고 해서 문제점을 떠안은 채 넘어가지 않아요.

 

 

3. 소비자 : 알고 쓰되, 잊지는 말자.

 

지난 5년간 제 손을 거쳐 간 포터블 기기만 해도 20대가 넘는 것 같지만 완벽한 기기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업체들마다 마인드도 조금씩 다른 것 같습니다.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 많이 팔릴 것 같은 기기만 만드는 기업, 적당한 제품을 적당히 만드는 기업...


제가 느낀 LG Mobile은 ‘적당한 제품을 적당히 만들어 많이 팔고자 하는 기업’이고, 여태껏 이 범위 내에서 움직여 왔습니다. 다품종 대량 생산 체제(?)를 벗어나지 않는 이상 이 모습은 바뀌기 힘들지 않나 싶은 게 제 생각입니다. 그러니 ‘이런 문제가 있다’ 정도로 가볍게 받아들이며 생활패턴에 맞는 제품을 골라 쓰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옵G가 맞으면 눈 딱 감고 사서 쓰는 거고, 다른 제품이 더 잘 맞을 것 같으면 그걸 사면 되는거고... 다만 제조사의 이런 행보를 잊지 말아야 할 필요는 있겠지요.


다행히 이번 오류는 이용에 치명적인 지장을 주는 부분은 아닌 것 같고, 스마트폰의 장점을 살려 ‘Screen Adjuster’ 같은 색감 조정 어플을 통해 임시로 해결할 수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또... 꾸준히 수정 요청하면 LG에서 받아들여 주겠지요. 벌써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는 듯 합니다.

http://cafe.naver.com/hongnojinyo/110320

(가입 필요. 가입하지 않고 보시려면 네이버에서 ‘옵티머스G 색맹에 관한 답변 (좋은 결과물)’로 검색되는 카페 카테고리의 글을 보세요.)


p.s. 아몰레드 오버색감/번인/그라데이션이나 옵G 색맹이나 맘에 안들기는 마찬가지...
      그리고 다른 기종들도 색맹 있답니다. 정도가 약해서 그렇지...

 

마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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