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4일, LG전자에서 옵티머스G 200대를 걸고 이벤트를 열었습니다(이벤트 링크).
참여방식은 스마트폰으로 GPS정보가 담긴 사진을 찍어 업로드하는 것이었고, 주최측에서 정한 포인트와 일치하면 휴대폰을 증정한다고 공지가 되었었습니다. 기간은 1개월.

 

▲ 우왕~ 거창하다~

 

▲ 으잉?

 

그런데 이벤트 당일 저녁에 이미 123개의 포인트가 찾아졌고, 다음날인 25일 오후 1시 22분 현재 74개 포인트만 덩그러니 남아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이벤트 시작 후 4~5시간 뒤에 갑자기 이벤트 페이지에 이상한 공지가 등록되었다는 겁니다.

 

▲ 으으잉?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GPS정보를 조작해서 참여한 사람이 있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돌고 있는데, 제 생각에는 포인트를 다른 곳에 두어서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벤트 시작 하루만에 절반이 넘는 상품이 털렸다는 건 의도한 것이 아닌 이상 기획에 흠이 있을 확률이 높다는 뜻인데, 정작 추가 공지는 참여자를 공격하고 있는 불편한 상황.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주최측에서 미흡한 이벤트 기획에 대한 실수는 인정하지 않은 채
책임을 이벤트참여자에게 전가하려는 것이며,
마케팅 효과만을 누리고, 그 대가는 덜 치르려 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써 내려가 보겠습니다.

 

1. 이벤트에서 주최측의 힘은 참여자의 힘보다 큽니다. 아무래도 상품을 쥔 쪽이 주최측이니

    당연하겠지요.

2. 그러므로 응모와 심사는 공정하도록 ‘미리’ 기준이 정해졌어야 하고, 참여대상에 불필요한
    제한을 두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이벤트는 2의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지 못했습니다.

 

▲ 스마트폰 쓰던 사람한테 새 스마트폰 주게?

 

사진에 위치정보를 담아 업로드하라는 뜻인 건 알겠는데, 스마트폰만으로 찍은 사진만 업로드할 수 있다는 건 참여대상을 불필요하게 제한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GPS가 내장된 카메라가 출시되고 있고, 시중에 판매 중인 무선GPS를 이용하여 지오태깅(파일에 위치정보를 저장하는 것)을 하는 경우가 제법 있는데도 말이지요. 게다가 GPS가 없는 사람들을 위한 지오태깅 툴은 몇 년 전부터 출시되고 있었습니다(자신이 원하는 위치를 찍어서 기록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참고로 이 방식들은 국내에 출시되는 스마트폰 내장GPS보다 빠르거나 정확하게 위치표시를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런 방식의 존재를 일반인이 아는데 단체로 머리굴리는 기업에서 몰랐을 리는 없겠고, 그렇다면 예측가능한 부정응모를 걸러낼 방법과 심사를 공정히 할 방법은 미리 준비되어 있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미리 둘의 기준은 공지되었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사후공지가 될 정도면 이야기는 끝난 셈이지요.

 

3. 상품 당첨 인원이 절반이 넘는데 사후공지로 당첨자가 바뀔 정도면 이건 대형 사고입니다. 심사기준 수정공지 이전에 기획상 실수에 대한 사과공지 정도는 띄워야 할텐데, 으름장 문구만 딸랑;;; 이쯤 되면 실수는 인정하지 않은 채, 책임을 이벤트참여자에게 전가하려는 것이라  고 말해도 될 정도입니다.


4. 문제는 ‘해당 위치에서 찍지 않았음을 어떻게 밝힐 수 있겠는가’입니다. 단순히 지오태깅툴을 썼다는 이유만으로 해당위치에서 찍지 않은 사진이라고 판단한다면 그것은 섣부른 판단   일 것입니다. 툴을 쓰더라도 직접 해당 위치에 가서 사진을 찍은 뒤 지오태깅을 했을 확률이 없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선GPS와 툴의 조합으로 지오태깅을 하는 사람에게도 이런 식의 처분이 달갑지는 않을 것입니다. 당첨취소는 통보도 안될테고, 하소연할 방법도 마땅치도 않은 게 이벤트의 특징인지라 분함은 더 크겠지요. 툴을 본래의 이용목적과는 다르게 사용하신 분들이 계실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싸잡아서 몰아가은 건 좀 아나라고 봅니다.

 

5. 별다른 추가 공지가 없는 걸로 봐서는 당첨 취소시 해당 상품이 누구에게 돌아갈지에 대해 정해진 바가 없는 것 같습니다(공지가 없거든요). 당첨이 취소되면 찾아낸 G의 개수가 줄어   들어야 할텐데 그렇지 않은걸로 보아 당첨 취소에 대한 의지도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아주 만약... 이벤트 종료 후에 일괄적으로 당첨취소를 결정한다면? 취소된 당첨상품은 지급되지 않을 것이고, 공지보다 더 적은 수의 상품을 지급하는 것이 되어버릴테고, 마케팅 효과는 최대로 누리면서 대가는 상대적으로 덜 치를 수 있겠지요.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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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입니다. 이래저래 생각해 봐도 누구나 쉽게 수긍할 수 있을 정도로 공정하게 흘러가지는 않을 것 같은 이벤트가 될 것 같습니다. 기획 자체는 참신했습니다만 주최측의 작은 실수와 이를 노린 응모자의 꼼수, 실수를 덮어버리기에만 급급한 주최측의 태도가 한데 어우러져 안좋은 선례를 남긴 것 같습니다. 이렇게 왔다갔다하는 이벤트, 참여자가 좋아할 리는 없을테지요. 피해를 보게 될 확률이 높으니까.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법. 덮고 떠넘기려는 태도보다는 쿨하게 인정하고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결과를 내는 데 좀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칩니다. ^^

 

P.S.
현재 이 이벤트는 하루 당첨인원에 제한을 둔 것처럼 보입니다. 70여개의 상품이 남아 있고 매일 힌트가 제공된다고 하니, 해당 지역에 계시는 분들께서는 참여해 보시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참에 푸른 가을하늘 구경도 한 번 하시고요. 그럼... Good L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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