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숨 고르고... 긴 글을 적어보겠습니다.
차근차근 읽어보셨으면 하며, 여러 군데로 전파를 부탁드립니다. 출처 확실히 해주시고.


 

"스마트폰 공짜통화 편법 판친다"

"KT 탈옥폰, 아이폰 음성 통화 막는다" 

위의 제목으로 미디어다음에 뜬 기사에 댓글이 폭발적이죠.
미디어다음에서 리플 수 많은 기사는 주로...

- MB 관련 소식
- 기자가 이상한 소리를 적거나 전달한 것

아... 둘 다 이상한 소리이긴 하겠군요. 아무튼. 이번 기사도 후자에 속합니다.

VoIP통화, 즉 쉬운 말로 '인터넷 전화'를 3G망, 즉 휴대폰 데이터통신망에서
하는 것이 불법이다, 차단하겠다는 요지의 기사들입니다.

트위터에서 이미 적어놨지만, 통신사에서 3G망의 VoIP 통화를 편법이나 불법으로
간주하는 데 있어서 기본적으로 2가지를 제시합니다.

1. 3G망 사용량 폭증에 대한 우려
2. '음성통화 수익' 악화에 대한 불쾌감

그에 따라, SKT는 이미 스카이프를 차단하고 있고, 얼씨구나 KT도 차단하러 들어가겠다고
엄포 놓았습니다.

근데 둘 다 말이 안됩니다.


1. 3G망 사용량 폭증?

통신사의 현재 데이터통화 관련 과금체계는 엽기적입니다. 정액제 가입을 안하면
환따스ㄸㅣㄱ한 종량제 금액을 요구합니다. 1KB 당 2.6원. 1MB만 써도 2662원!
그래서 정액제가 있긴 하죠. 스마트폰의 경우 500MB 무료 되는 정액제가 1만원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미 사람들은 3G 데이터 사용에 대해 불안감과 조심성이
극에 달해 있습니다. 실제로 스트리밍 어플을 안 쓴다면 500MB를 넘게 쓰는 분은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VoIP 통화 자체가 그렇게 패킷량을 많이 소모하지 않습니다. 2번째 기사에서도
이미 500MB로 무려 1250분 통화가 가능하다고 친절하게 안내합니다.

그렇다고 VoIP로 통화하는 게 편하냐... 일반 전화통화만큼은 아닙니다. 음질이 확실히
상대적으로 열악하고 별도의 어플을 거쳐야 합니다. 작정하고 쓰는 소수를 제외하고
(이런 분은 어느 상황이든 존재함) 실제로 VoIP 통화량은 일반 음성통화에 비할 바가
못됩니다. 심지어 저마저도 시험 삼아 되는 걸 확인하고 거의 안 쓰는 실정인걸요.

3G 사용량 폭증은 통신사의 과대망상입니다.


2. 음성통화 수익 악화?

산술적으로 보자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10초에 18원 받아 챙기는 게 '무료'
통화로 날아간다고 보이니까 말이죠. 하지만 3G 데이터는 위에서 말했듯이 이미
사용자가 어떻게든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므로 무료가 아닙니다. 굳이 환산을
하자면 [500MB에 1만원, 1250분 = 75000초]라면 1.3원/10초가 나오겠네요. 종량제
의 경우 177.5원/10초. 와우! 거의 정확히 10배 비싸네요.

게다가 스카이프는 스카이프 끼리의 통화를 제외하고는 별도의 통화료가 발생하므로
그다지 싼 게 아닙니다. 제가 마이미츠 팁란에 한 번 계산해본 바로는, 스카이프에서
휴대전화로 거는 데 드는 비용은 오히려 통신사가 받는 것보다 월등히 비쌉니다.
1분 통화 기준으로 29원/10초나 됩니다. 즉, 작정하고 스카이프 사용자끼리 통화하던가,
집전화로 통화하는 분이 아니라면 오히려 불리합니다.

근데 요즘 휴대폰 가지고 주로 휴대폰으로 통화하잖아요? -ㅈ-;; 그러므로 스카이프를
통한 통화량은 일반 음성통화량을 쉽사리 파고들 수가 없습니다.


근데 이런 부분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이미 통신회사는 최근 들어 스마트폰 도입을
통해 음성통화 수익을 오히려 종전보다도 많이 회수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스마트폰 전용 료금제 때문입니다. KT에서는 'i형' 료금제라고 도입을 했죠.
SKT에도 유사한 게 존재합니다.

무슨 얘기이냐면, i라이트 료금제만 하더라도 무려 월 45,000원을 내걸면서 음성통화
200분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거기에 데이터는 겨우 500MB만 줍니다. 그냥 단순
계산으로, 데이터 500MB 1만원 빼고, 무료문자 300건 해서 6천원 빼면 29,000원.
기본료 12,000원까지 빼도 음성통화 명목으로 17,000원씩이나 챙깁니다. 이게
기본 통화료 대비 터무니없이 싼 것이냐? 아닙니다. 계산해보면 14.2원/10초입니다.

200분 안 써도 17,000원 챙기고 기타등등 다 챙기는 것입니다. 물론 료금도 보조금으로
할인을 했다 하지만 (월 8천원?) 어차피 말장난이고 기기값 자체에 대한 할부금을 높게
잡기 위한 머리 굴림입니다. 소비자의 관점에선 기기값 자체를 할인한 것으로 봐야 합니다.

아이폰 가입하는 사람들이 다 대량 통화자일까요? 아니죠. 200분을 채 못 채우시는 분들도
수두룩할테고, 울며 겨자먹기로 못해도 i라이트는 선택해서 쓰시는 분들이 태반입니다.
바로 밑의 i슬림은 별로 나을 게 없거든요. 그냥 무난히 일반료금제 쓰던 분들도 아이폰을
쓰기 위해서 웬만해서는 i라이트 이상으로 가입해야 합니다.

결국 따졌을 때 스마트폰 사용자 유치를 통해 저런 비싼 결합형 료금제를 끼워서 팔 수
있게 됨으로써 음성통화 수익을 손쉽게 걷고 있는 상황입니다.

근데 그것도 모자라 VoIP 통화는 막겠다? 통신사의 도둑놈 심보입니다.


요즘 미국에서 '망중립성(net neutrality)'에 대한 론란이 활발합니다. 저것이 뭐냐 하면,
네트워크에서 흘러다니는 데이터에 대해서는 그 종류나 원천을 불문하고 어떠한 차별 없이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음성통화 패킷이라고 차단한다거나, 경쟁사 포털에서
오는 데이터라고 속도를 느리게 한다거나 하는 행위 등은 망중립성을 훼손하는 행위입니다.

여러분의 3G 패킷은 돈을 주고 쓰는 것입니다. 단지 VoIP 데이터를 실었다고 해서 통신사가
차단한다는 것은 망중립성을 무시하는 어이없는 일입니다. KT QOOK 인터넷을 쓰고 있는데
네이트 사이트가 접속되지 않는다면 어떻겠습니까?

통신사가 3G 데이터망에 투자를 소홀히 한 건 사실이라고 치더라도, 이미 가야 할 미래도 뻔하고,
그동안 시설 확충 명목으로 기본료를 꼬박꼬박 챙기면서 막대한 수익을 낸 사실을 생각하면
지금 와서 멋대로 3G 인터넷으로 이건 되고 저건 안된다 식으로 군다는 게 오히려 괘씸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미 AT&T도 3G망에서 VoIP를 푸는 방향으로 간 상황이고, 무엇보다 현재도 탈옥 없이 아이폰
에서 3G VoIP 통화는 Fring을 쓸 경우 국내에서도 잘 됩니다. KT는 현 상황에서 3G VoIP를
임의로 차단하려는 노력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며, SKT도 이미 막아놓은 것을 풀어야 합니다.

 

출처 : 한국 스마트폰 사용자 모임, 마이미츠 - http://www.mymits.net/zb/lecture/3203


반응형